새벽의 배달 3건

 총 2시간동안 3건을 배달했다.

배달료 합계는 11,400원.

 

이번에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인데 지난 첫번째 배달료 3,820원에서 고용보험료만 2,660원을 떼갔다. 그 밖에 여러 보험료까지 자동 차감시킨 후 정산해줬다. 그래서 실제 받는돈은 1,023원. 배달료의 1/4을 받는 거였다.

 

오늘 2시간동안 내 전기자전거로 번 11,400원도 실제 계산하면 건당 천원정도만 남을 것이다.

2시간에 3천원이라니. 다른 분들은 어떤 노하우가 있는 것일까. 최저시급보다 훨씬 떨어지는데 다들 이걸 왜 하는걸까

 

나는 모르는 어떤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인데..

배달을 하며 뼈저리게 인실좆을 느꼈다.

 

처음 목표였던 10만원을 벌려면 오늘같은 배달을 10번은 더 해야한다 - 세금은 포기한다. 요새 대한민국의 고용보험료가 부족하다던데 그래 니네 먹어라 - 늦은 새벽, 자전거를 달리며 진짜 이게 무슨짓인가 여러번 현타가 왔다.

 

* 복기

1. 이제 사람들이 어디서 시켜먹는지 알겠다. 일단 그곳으로 가서 ai배차를 받는다.

2. 새벽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시켜먹는다.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을 직접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3. 새벽시간에는 사람과 차가 없어 배달이 손쉬운 면이 있다.

4. 확실히 배달 가방이 있어야 한다. - 짊어진 가방 등뒤로 따뜻한 음식의 온기가 느껴졌다. 이것도 이상한 기분이었다.

5. 카카오 길찾기는 엉망이다. 도저히 쓸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냥 전체 지도로 도착지를 찾은 후 gps로 현재 내 위치만 파악하며 가는게 훨씬 낫다.

6. 우리 건물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들고 나오다 경비아저씨와 마주쳤다. 마스크를 깊게 썼어도 아마 날 알아보셨을 텐데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뭔가 부끄러움을 느꼈다. 다음엔 그냥 인사드려야지. 부끄러울 순 있는데 부끄러워 할 필욘 없다. 지금의 내 가난은 내가 자초한 것이다. 온전히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7. 너무 힘들었다. 겨우 3건 배달하고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새벽에도 날씨가 더웠다. 안양천을 중심으로 동서가 쪼개져있어 무거운 전기자전거를 들고 한참동안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배달 건을 잡을때 주의가 필요하다.

8. 어떻게든 목표는 채울것이다. 처음보다 훨씬 편해졌다. 목표를 달성했을때 내가 무엇을 느끼고 깨닫게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