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내가 자살한 것에서

얼마의 거리에 있을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으며
겨우 97쪽을 읽는 중이지만

에이드리언처럼 명민하고 준열했던 청년마저 빠르다 싶을만큼 시간과 역사의 틈새 속으로 사라져갔는데

지금 나는, 내가 살아있는 것은,
내가 죽은 것에서 얼마만큼의 거리에 있는것인지

내 사라짐의 정도는 과연 몇퍼센트의 죽음으로 산출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죽음을 100퍼센트라고 했을때 이미 난 사회적 관계망의 90프로를 잃었다.

아는 사람은 99프로를 잃었지만
모든 사회적 관계는 아는 사람들 만으로 이루어져 있는건 아니니까
모르는 사람들과는 이전과 마찬가리로 똑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그래 아직 10프로쯤은 남아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 나를 떠나지 않았다.

90프로쯤은 사라졌음
10프로쯤은 살아있음

책은 나와 딱 맞다. 아주 흥미롭다.
이 책의 끝이 어디로 갈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다.